떠날지도국내 여행 일정

혼자 떠나는 여행, 어색하지 않게 보내는 하루

혼자 국내 여행을 갈 때 혼밥이 편한 식당을 고르는 기준과 안전 관리, 시간을 쓰는 방식, 혼자서도 사진을 남기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혼밥이 편한 집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회전이 빠르고 1인분 메뉴가 기본인 집이면 눈치 볼 일이 없습니다. 국수와 국밥, 돈가스, 덮밥류가 그렇습니다. 서울이라면 체부동잔치집의 잔치국수, 명동교자 본점의 칼국수, 홍대 츠케루의 츠케멘, 여의도 규카츠정이 혼자 들어가기 편한 쪽입니다.

부산은 돼지국밥이 혼밥의 기본값입니다. 해운대 오복돼지국밥은 구남로 한복판이라 해수욕장을 오가며 들르기 좋고, 광안리의 부산토박이돼지국밥은 국물이 맑아 처음이라도 부담이 적습니다. 서면 송정3대국밥은 새벽까지 열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습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주 올래국수의 고기국수, 경주 류대협명인곰탕, 전주 왱이콩나물국밥과 삼백집, 강릉역 근처 옹막의 감자옹심이는 모두 혼자 한 그릇 먹고 나오기 자연스러운 집입니다. 반대로 2인 이상 주문이 기본인 쌈밥이나 조개구이, 대게집은 혼자라면 피하는 게 낫습니다.

카운터 자리와 포장을 적극적으로

바 형태의 카운터석이 있는 집은 혼자 가기 가장 편합니다. 일식집이나 작은 카페, 로스터리에 많습니다. 강릉 보헤미안 박이추커피 사천점이나 서귀포 유동커피처럼 커피 자체가 목적인 곳은 혼자 앉아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포장해서 좋은 자리에서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서귀포 오는정김밥을 아침에 전화로 주문해 픽업한 뒤 쇠소깍이나 정방폭포 근처에서 먹거나, 경주 교리김밥을 포장해 오릉 앞 벤치에서 먹는 식입니다. 식당에 앉아 먹는 것보다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시장은 혼자일 때 오히려 유리합니다. 한 곳에서 배를 채우지 말고 여러 집에서 조금씩 사서 걸으면 됩니다. 부산 부평깡통야시장, 강릉 중앙시장, 전주 남부시장이 그런 식으로 돌기 좋고, 혼자라면 줄이 짧은 곳을 골라 다닐 수 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안전은 숙소 위치에서 절반이 정해집니다

혼자라면 숙소를 조금 비싸더라도 역이나 중심가 가까이 잡는 편이 좋습니다. 밤늦게 돌아올 때 걷는 거리가 짧아지고, 길을 잃어도 사람이 있는 곳으로 금방 나올 수 있습니다. 부산이라면 서면이나 해운대, 전주라면 한옥마을과 객리단길 사이가 그런 자리입니다.

야경 명소 중에는 혼자 밤에 가기에 부담스러운 곳도 있습니다. 부산 황령산 봉수대나 서울 북악팔각정은 택시로 올라가야 하고 돌아올 교통편이 마땅치 않습니다. 올라갈 때 미리 내려올 콜을 잡아 두거나, 아예 사람이 많은 광안리 민락수변공원이나 여수 종포해양공원 쪽을 택하세요.

가족이나 친구에게 그날의 동선을 간단히 공유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숙소 이름과 대략적인 일정만 보내 두면 충분합니다. 휴대폰 배터리는 혼자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장비이니 보조배터리는 반드시 챙기세요.

시간을 느리게 쓰는 것이 핵심

혼자 여행의 장점은 아무와도 상의하지 않고 한 장소에 오래 머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행이 있으면 20분 만에 나올 곳에서 두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경주 서악마을의 소소밀밀 북카페나 제주 사려니숲길이 그런 시간을 쓰기 좋은 곳입니다.

하루에 두 곳만 정하고 나머지는 걷기로 채워 보세요. 강릉이라면 안목 커피거리에서 커피 한 잔을 들고 송정 솔숲을 지나 강문 솟대다리까지 해안을 따라 걷는 코스가 두 시간 남짓입니다. 목적지보다 그 사이 길이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정이 비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혼자라면 즉흥적으로 방향을 바꾸는 비용이 없습니다. 서울 문래창작촌이나 전주 서학동예술마을처럼 골목을 헤매는 게 목적인 동네는 혼자일 때 가장 잘 맞습니다.

혼자서도 사진은 남길 수 있습니다

삼각대 없이도 방법은 많습니다. 난간이나 벤치에 휴대폰을 세우고 타이머를 쓰면 대부분 해결됩니다. 미니 삼각대 하나를 가방에 넣어 가면 훨씬 자유로워지는데, 무게가 거의 없으니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사람이 적은 시간대를 노리면 부탁하기도 쉽고 배경도 깔끔합니다. 부산 감천문화마을 어린왕자 포토존은 오전이 한산하고, 강릉 주문진의 버스정류장 포토존도 이른 오전이 여유롭습니다. 줄이 있는 곳에서는 앞뒤 사람과 서로 찍어 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관례입니다.

얼굴이 나오지 않는 사진도 여행 기록이 됩니다. 손에 든 커피와 바다, 기차 창밖 풍경, 시장에서 산 것들을 펼쳐 놓은 사진이 오히려 나중에 더 자주 꺼내 보게 됩니다. 정동진역 앞 카페 프루스트처럼 창이 큰 자리에서는 창밖만 찍어도 그날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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