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여행, 이렇게 다녀오세요
공주는 백제가 웅진이라는 이름으로 60여 년간 도읍을 두었던 도시입니다. 금강이 시내를 크게 휘감아 흐르고, 그 강가 언덕 위에 공산성 성곽이 둘러져 있으며, 조금 떨어진 송산리 능선에는 무령왕릉을 비롯한 왕들의 무덤이 모여 있습니다. 공산성과 왕릉원은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세계유산에 올라 있지만 도시의 분위기는 의외로 소박합니다. 개천을 따라 옛 하숙집과 작은 찻집이 이어지는 원도심, 국밥과 짬뽕 노포, 어디서나 파는 알밤 간식까지, 규모가 크지 않아 하루 이틀이면 도시의 결이 손에 잡힙니다.
권역은 다섯으로 나눴습니다. 공산성·제민천 원도심은 성곽길과 산성시장, 중동성당과 풀꽃문학관이 모두 걸어서 이어지는 중심 권역입니다. 무령왕릉·박물관·고마나루는 국립공주박물관과 왕릉원, 공주한옥마을, 곰 전설이 남은 금강 나루터가 한 줄로 늘어선 곳이라 역사 공부가 자연스럽게 됩니다. 금강·신관동은 강 건너편에서 공산성 야경을 보는 강변공원과 터미널 주변 식당가, 석장리 구석기 유적이 있는 권역입니다. 마곡사·유구는 세계유산 산사와 수국 정원이 있는 북서쪽 외곽이고, 계룡산 갑사·동학사는 단풍과 벚꽃, 계곡과 도예 공방이 모인 남동쪽 산자락입니다.
연인이라면 제민천 골목 찻집에서 오후를 보내고 해 질 무렵 금강교를 건너 신관공원에서 성곽 조명을 보는 흐름이 잘 맞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국립공주박물관과 석장리박물관, 계룡산 자락의 자연사박물관과 도예 체험을 섞어 보세요. 부모님과는 마곡사와 갑사처럼 걷는 길이 완만한 산사, 산채정식과 한정식처럼 편하게 앉아 먹는 식당이 무난합니다. 혼자 온 여행자에게는 원도심 골목을 느리게 걷고 국밥 한 그릇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하루가 공주다운 방식입니다.
서울에서는 고속버스로 한 시간 반 안팎이면 신관동 공주종합버스터미널에 닿고, 대전과 세종에서도 버스가 자주 다닙니다. KTX 공주역은 시내에서 한참 남쪽이라 연계 버스를 타야 합니다. 원도심과 왕릉원, 신관공원은 서로 2km 안쪽이라 걷거나 시내버스, 택시로 충분히 돌 수 있습니다. 다만 마곡사·유구와 계룡산 권역은 버스 간격이 길어 하루를 온전히 쓰려면 자차나 렌터카가 훨씬 수월합니다.
봄에는 동학사 벚꽃길과 신록이 짙은 마곡사가 좋고, 초여름에는 유구 수국과 사곡 라벤더, 한여름에는 정안천 연꽃이 핍니다. 가을에는 갑사 단풍과 함께 금강 일대에서 백제문화제가 열려 강 위에 부교와 등불이 놓이는 시기가 있으니 일정을 미리 확인해 보세요. 겨울은 실내 박물관 위주로 짧게 돌고, 뜨끈한 공주국밥과 갓 구운 밤빵으로 몸을 녹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