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행, 이렇게 다녀오세요
인천은 서울에서 지하철로 한 시간이면 닿지만 풍경은 전혀 다른 도시입니다. 1883년 개항과 함께 청나라와 일본, 서양 여러 나라의 조계지가 들어섰던 항구 언덕에는 지금도 붉은 패루와 석조 은행 건물이 남아 있고, 그곳에서 지하철로 30분 떨어진 송도에는 갯벌을 메워 올린 유리 빌딩 사이로 바닷물 수로가 흐릅니다. 포구에는 여전히 물때에 맞춰 어선이 들어오고, 다리를 건너 영종도로 넘어가면 공항 활주로 옆으로 서해 낙조와 갯벌 해변이 이어집니다. 당일치기로 한 권역만 다녀가는 사람이 많지만, 성격이 다른 권역을 두세 곳 묶으면 1박 2일이 금방 찹니다.
권역은 다섯으로 나누면 동선이 깔끔합니다. 개항장·월미도는 인천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 신포국제시장, 월미문화의거리가 걸어서 또는 월미바다열차로 이어지는 인천 여행의 출발점입니다. 송도국제도시는 센트럴파크를 중심으로 G타워 전망대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모여 있어 반나절 산책과 야경에 알맞습니다. 소래포구·인천대공원은 어시장과 소래습지생태공원, 인천에서 가장 큰 공원을 묶은 권역이고, 영종도·무의도는 을왕리해수욕장과 하나개해수욕장, 공항 옆 대형 리조트들이 있는 바다 권역입니다. 부평·계양·청라는 부평 시장 골목과 계양산, 아라뱃길 끝 정서진까지 인천 북쪽을 아우릅니다.
동행에 따라 무게를 다르게 두면 좋습니다. 연인이라면 낮에 개항장 골목과 근대 건축 카페를 걷고 저녁에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보트를 탄 뒤 G타워 전망대 야경으로 마무리하는 하루가 잘 맞습니다. 친구끼리는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을 먹고 월미도 놀이기구를 탄 다음 부평이나 구월동에서 저녁을 먹는 일정이 활기찹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국립인천해양박물관과 월미바다열차, 인천대공원처럼 몸을 움직이고 직접 만져 보는 곳을 중심에 두고, 부모님을 모신다면 소래포구에서 제철 해산물을 드시고 자유공원이나 청라호수공원처럼 평탄한 산책길을 넣는 편이 편안합니다. 혼자라면 개항박물관과 북카페를 잇는 반나절로도 충분합니다.
이동은 대부분 지하철로 해결됩니다. 수도권 1호선 종점인 인천역이 개항장 바로 앞이고, 인천 1호선은 부평과 송도를, 수인분당선은 소래포구와 인천역을 잇습니다. 다만 영종도와 무의도는 사정이 다릅니다. 공항철도로 인천공항까지는 쉽게 가지만 을왕리와 마시안, 무의도는 버스 배차가 길어 자차나 택시가 훨씬 편하고, 아라뱃길 전망대와 정서진도 차가 있어야 수월합니다. 월미도와 영종도 구읍뱃터 사이에는 배가 다녀서, 개항장을 본 뒤 배로 영종도에 건너가는 동선도 가능합니다.
계절로 보면 자유공원과 인천대공원 벚꽃이 피는 4월 초중순, 소래포구에 꽃게와 대하가 오르고 소래습지 갈대와 장수동 은행나무가 물드는 10월 말에서 11월 초가 가장 좋습니다. 여름에는 을왕리와 하나개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되 한낮에는 박물관이나 리조트 실내로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겨울 바닷바람은 매서워서 월미도나 정서진처럼 트인 곳은 오래 머물기 어렵고, 맑은 날 해 질 녘에만 짧게 다녀오는 식으로 짜면 무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