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여행, 이렇게 다녀오세요
춘천은 소양강과 북한강이 만나 의암호를 이루는 호반 도시입니다. 서울 청량리와 용산에서 ITX-청춘을 타면 한 시간 남짓, 경춘선 전철로도 두 시간이 안 걸려 차 없이 떠나는 당일치기와 1박 여행지로 오래 사랑받아 왔습니다. 철판 위에서 지글지글 볶는 닭갈비와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막국수가 도시의 얼굴처럼 자리 잡았고, 여기에 호수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와 유리 바닥 스카이워크, 레고랜드 같은 새 명소가 더해지면서 가족 여행객도 크게 늘었습니다. 시내만 본다면 하루로도 충분하지만 청평사나 김유정역, 남이섬까지 넣으려면 1박 2일을 잡는 편이 여유롭습니다.
권역은 다섯으로 나눠 보면 동선이 깔끔합니다. 명동·중앙시장은 닭갈비골목과 낭만시장, 육림고개와 죽림동 성당이 걸어서 이어지는 원도심이고, 국립춘천박물관과 구봉산 야경 카페도 이 권역에서 택시로 금방 닿습니다. 소양강·근화동은 소양강스카이워크와 처녀상, 새벽 번개시장과 소양정이 모인 강변 권역으로 춘천역에서 가장 가깝습니다. 의암호·삼악산은 공지천과 이디오피아집, 삼악산호수케이블카와 레고랜드, 카누를 타는 중도물레길이 호수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소양강댐·청평사는 신북읍 닭갈비·막국수 거리와 감자빵 카페를 지나 댐 정상에서 배를 타고 절까지 들어가는 반나절 코스이며, 김유정·강촌은 경춘선 김유정역과 강촌역을 중심으로 문학촌, 레일바이크, 구곡폭포와 남이섬까지 아우르는 남쪽 권역입니다.
동행에 따라 무게를 두는 곳이 달라집니다. 연인이라면 삼악산 케이블카로 호수 위를 건너고 저녁에는 구봉산 카페거리나 스카이워크 조명을 보는 흐름이 잘 어울리고, 친구끼리는 명동 닭갈비골목과 육림고개 골목을 걷다 김유정레일바이크로 몸을 쓰는 하루가 즐겁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레고랜드를 하루 통째로 잡거나, 애니메이션박물관과 막국수 만들기 체험, 인형극장을 섞어 실내외를 번갈아 배치해 보세요. 부모님을 모신다면 소양강댐에서 배를 타고 청평사에 다녀온 뒤 신북읍에서 막국수로 점심을 드시는 코스가 무리가 없습니다. 혼자라면 경춘선을 타고 김유정역에 내려 문학촌과 실레이야기길을 걷고, 공지천 이디오피아집에서 핸드드립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행을 권합니다.
이동은 기차역을 축으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춘천역에서 스카이워크와 레고랜드, 공지천이 가깝고, 남춘천역에서는 풍물시장과 명동이 가깝습니다. 김유정역과 강촌역은 경춘선으로 한두 정거장이라 남쪽 권역도 전철만으로 오갈 수 있습니다. 다만 소양강댐과 청평사 쪽은 시내버스 배차가 길고, 구봉산 카페거리와 유포리막국수, 제이드가든처럼 산자락이나 들판에 있는 곳은 택시나 렌터카가 훨씬 편합니다. 남이섬은 주소가 춘천이지만 배를 타는 선착장이 가평 쪽이라 가평역에서 들어가는 편이 빠르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계절마다 춘천의 표정은 꽤 다릅니다. 4월에는 공지천과 의암호 둘레길에 벚꽃이 피고, 실레마을 산자락에는 김유정 소설 속 동백꽃으로 불리는 노란 생강나무꽃이 먼저 봄을 알립니다. 여름에는 의암호 카누와 구곡폭포, 등선폭포 계곡으로 더위를 피하고 시원한 막국수로 끼니를 잇기 좋습니다. 10월 말부터는 청평사 계곡과 삼악산, 남이섬 은행나무길이 차례로 물들어 케이블카와 뱃길이 가장 붐비는 시기가 됩니다. 겨울은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얼어붙은 구곡폭포 빙벽이 볼거리이고, 추운 날에는 박물관과 시장, 뜨거운 철판 닭갈비 위주로 일정을 짜면 몸도 마음도 따뜻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