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여행, 이렇게 다녀오세요
통영은 한려수도라 불리는 다도해 한가운데 자리한 항구도시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한산대첩을 지휘했던 바다이자 박경리와 유치환, 전혁림 같은 예술가를 길러낸 고장이기도 해서 골목 하나에도 역사와 문학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동피랑과 서피랑처럼 계단을 오르는 벽화 마을이 있는가 하면, 케이블카를 타고 미륵산에 오르면 다도해가 통째로 내려다보이고, 배로 삼십 분만 나가면 한산대첩의 실제 현장인 한산도에 닿습니다. 원도심만 걷는다면 당일치기도 가능하지만, 미륵도와 산양 해안, 한산도까지 넣는다면 1박 2일은 여유 있게 잡는 편이 좋습니다.
권역은 넷으로 나눠 보면 동선이 잡힙니다. 원도심·강구안·동피랑은 강구안 포구를 중심으로 동피랑, 서피랑, 통영중앙전통시장, 세병관이 걸어서 닿는 거리에 모여 있어 하루를 통째로 걸어 다닐 수 있습니다. 미륵도·한려수도케이블카는 케이블카와 미륵산, 용화사와 미래사, 미수동 해안 카페 거리가 섞인 권역으로 자차나 시내버스로 이동합니다. 산양·달아공원은 박경리기념관과 달아공원, 연명해변과 섬 유람선이 있는 남쪽 해안 지역으로 대중교통이 드물어 자차 이동이 사실상 필수입니다. 이순신공원·한산도는 판데목을 마주한 이순신공원과 배로만 갈 수 있는 한산도 제승당을 묶은 권역으로, 하루 일정 중 반나절을 배 시간에 맞춰야 합니다.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뼈대가 달라집니다. 연인이라면 동피랑과 서피랑을 느리게 걷다가 저녁에는 디피랑 조명쇼로 이어가고, 다음 날 케이블카로 미륵산에 오르는 흐름이 잘 맞습니다. 친구끼리라면 다찌와 굴요리 노포를 돌며 강구안 야경까지 즐기는 하루가 재미있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이순신공원의 넓은 잔디밭과 스카이라인루지 통영, 도남관광지처럼 뛰어놀 공간이 있는 곳을 섞어 주세요. 부모님을 모신다면 세병관과 박경리기념관처럼 역사와 문학이 있는 곳을 축으로 잡고, 대풍관이나 밥도둑게장백반처럼 든든한 한 끼를 곁들이면 좋습니다. 혼자라면 서피랑을 걷다가 봄날의책방에서 시간을 보내는 반나절도 충분합니다.
이동은 권역마다 방식이 다릅니다. 원도심은 강구안을 중심으로 대부분 도보 10분 안쪽이라 뚜벅이 여행이 충분히 가능하고, 골목마다 주차가 어려운 만큼 오히려 걷는 편이 편합니다. 미륵도의 케이블카와 도남동 일대는 시내버스도 다니지만 배차가 뜸한 편이라 자차나 택시가 한결 편합니다. 산양 해안과 달아공원은 대중교통이 거의 없어 자차 이동이 사실상 필수이고, 산양일주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듯 다니게 됩니다. 한산도 제승당은 통영항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야 하는데, 배 시간표가 하루 몇 차례로 정해져 있어 왕복 시간을 미리 계산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절로 보면 3월에서 4월 사이 박경리기념관 뒤편과 산양 들녘에 벚꽃과 유채가 피어 걷기 좋고, 미륵산 산행도 이 무렵이 가장 쾌적합니다. 여름에는 연명해변과 만지도 유람선으로 더위를 식히고, 한낮 강한 볕은 케이블카나 카페 안에서 피하는 편이 낫습니다. 가을은 미륵산 단풍과 한산대첩 무렵의 선선한 바닷바람이 걷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고, 디피랑 야간 조명도 이때 특히 붐빕니다. 겨울에는 통영 굴이 가장 살이 오르는 철이라 다찌집과 굴요리 노포가 붐비고, 대신 이순신공원의 겨울바다와 동피랑 골목은 한산해서 오히려 걷기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