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여행, 이렇게 다녀오세요
여수는 노래 한 곡 때문에 더 유명해졌지만, 실제로 가 보면 밤바다 말고도 챙겨 볼 것이 많은 도시입니다. 종포 앞바다에 조명이 켜지고 낭만포차에 불이 들어오는 저녁 풍경이 대표 얼굴이라면, 낮에는 오동도의 동백숲과 향일암 절벽, 금오도 비렁길 같은 자연이 기다립니다. 여기에 돌게장과 서대회무침, 갓김치와 장어탕처럼 다른 지역에서 흉내 내기 어려운 밥상이 더해지고, 바다 위를 건너는 해상케이블카와 배로 닿는 섬까지 있어 하루하루 성격이 다른 일정을 짤 수 있습니다. KTX 여수엑스포역이 여행의 출발점이라 서울에서 아침에 내려와 저녁에 밤바다를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동선은 다섯 권역으로 나눠 생각하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구도심·이순신광장·낭만포차는 여수 여행의 심장 같은 곳으로, 진남관과 고소동 천사벽화마을, 게장골목과 서대회 노포, 종포해양공원과 포차거리가 걸어서 이어집니다. 오동도·엑스포·만성리는 KTX역을 끼고 있는 권역이라 도착하자마자 또는 떠나기 전에 쓰기 좋고, 아쿠아플라넷과 아르떼뮤지엄 같은 실내 공간과 빅오 해상분수쇼, 해상케이블카가 모여 있습니다. 돌산·향일암은 돌산대교를 건너 남쪽으로 길게 뻗은 권역으로 게장백반과 오션뷰 카페, 일출 명소가 차례로 나옵니다. 소호·웅천은 신도시 쪽 바다로 소호동동다리와 예울마루, 요트투어와 루지가 있어 비교적 한적하고, 남부 섬·해안은 금오도와 낭도, 백야도처럼 반나절 이상을 통째로 내줘야 하는 권역입니다.
누구와 가느냐에 따라 우선순위를 바꾸면 만족도가 확 달라집니다. 연인이라면 해 질 무렵 케이블카를 타고 돌산공원에서 야경을 본 뒤 낭만포차나 낭만카페로 이어지는 저녁 코스가 무난하고, 친구끼리라면 해물삼합과 포차에 요트투어나 루지를 끼워 넣으면 하루가 꽉 찹니다. 부모님을 모신다면 계단이 적은 진남관과 오동도, 게장백반과 하모 샤브샤브처럼 먹는 즐거움 위주로 짜고 향일암은 아침 이른 시간에 다녀오는 편이 낫습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아쿠아플라넷과 아르떼뮤지엄, 해양레일바이크와 만성리 검은모래해변처럼 실내외를 섞어 체력 안배를 하시고, 혼자라면 금오도 비렁길이나 낭도 둘레길을 하루 통째로 걷는 일정을 권합니다.
이동은 여수엑스포역을 기준으로 잡습니다. 역에서 엑스포장과 오동도는 걸어갈 수 있고, 구도심과 종포, 케이블카 자산정류장은 시내버스나 택시로 10~20분 거리라 뚜벅이도 큰 불편이 없습니다. 다만 향일암과 금오도 배편이 나가는 신기항, 낭도와 백야도는 시내버스 배차가 길어 자차나 렌터카가 훨씬 편합니다. 하루는 시내와 밤바다를 뚜벅이로 돌고, 하루는 차를 빌려 돌산 남단이나 섬으로 나가는 식으로 나누면 효율이 좋습니다. 주말 저녁 종포와 돌산공원 주변은 주차가 어려우니 숙소에 차를 두고 걷거나 택시를 쓰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계절은 각각 다른 이유로 좋습니다. 봄에는 3월 초까지 오동도 동백이 남아 있고 4월 낭도의 유채와 비렁길 야생화가 피며, 바람이 잦아들어 섬에 들어가기 좋은 시기입니다. 여름은 만성리와 웅천에서 물놀이를 하고 저녁에 빅오쇼와 포차로 이어지는 흐름이 자연스럽지만, 한낮 더위는 아쿠아플라넷이나 아르떼뮤지엄으로 피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가을은 전어와 꽃게가 맛있고 걷기에 가장 쾌적해 비렁길과 야경을 함께 챙기기 좋으며, 겨울에는 향일암 일출과 동백이 절정이라 게장과 장어탕으로 몸을 녹이는 코스가 어울립니다. 바닷바람이 늘 있는 편이니 어느 계절이든 겉옷 하나는 챙기세요.